다묘가정에서 공부해야만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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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묘가정에서 공부해야만 할 것들​
조회840회   댓글0건   작성일2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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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들 자 매 와 숙 녀 네 집

 

 

다묘가정에서 공부해야만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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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들이와 산들이. 두 자매 고양이는 새로운 집에 빠르게 적응해 갔다. 해들이는 산들이 보다 3일 늦게 온 탓인지 아직 경계심이 많았다. 나는 평소 산들이를 안던 것처럼 해들이를 안았다가 왼쪽 팔뚝에 커다랗고 진한 세 줄의 흉터가 생겨버렸 다. ‘아빠가 해들이 발톱을 아직 안 깎아줬었네.’ 하고 혼잣말이 나왔다. 세 줄의 흉터는 해들이가 이제 잊어버리지 말라며 나에게 남겨준 소중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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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급식 보다는 제한급식을 

 

두 자매 고양이에게 임시보호처에서 먹던 사료를 그대로 주었다.
해들이가 접시에 코를 박고 먹어치우는 동안, 산들이는 뭔가 좀시큰둥해 보였다. 난 자매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혹시나 싶은 마음에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해왔다. 자율급식으로 사료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자율급식으로 사료를 급여했다면, 지금처럼 산들이가 식욕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들이가 남긴 사료를 해들이가 다 먹어치웠다면, 나는 빈 그릇만 보고 산들이가 밥을 잘 먹고 있다고 오판했을 것이다. 사료를 한 번에 많이 부어놓는 자율급식을 금지하는 이유다. 이것은 다묘를 동시에 입양하게 되면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사료 정량을 동시에 주고 녀석들이 사료를 얼마나 남겼는지 밥그릇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 다. 내가 몇 알을 주는지, 녀석들이 몇 알을 남겼는지 사료의 개수 까지 셀 필요는 없다. 그저 고양이들이 평소 먹던 양과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녀석들이 남긴 사료량을 통해 건강이 좋지 않은 고양이를 가려낼 수가 있으며, 반려묘가 큰 병으로 이어지기 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산들이의 변은 묽은 상태를 유지했다. 녀석의 꽁무니를 쫓아다니 면서 똥꼬를 닦아주기 바빴지만 내 눈엔 여전히 너무 예쁜 아이 다. 산들이의 식욕과 건강을 위해, 녀석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 필요가 있었다. 부드러운 닭 안심살을 삶아서 잘게 잘라주 었더니, 산들이가 맛있게 잘 먹었다. 하지만 변은 더 물러졌다. 식욕부진과 설사로 산들이의 먹는 양이 줄어들다 보니 아무래도 부족한 영양을 더 보충해줘야 했다. 어미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한 채버려진 상태에서 구조된 아이들이었다. 혹시나 싶어서 고양이용 초유를 구입하여 건사료에 부어줬다. 다행히 산들이가 너무 잘먹어주었다. 이제는 해들이와 먹는 양이 비슷해졌다. 그래 이제잘 먹고 잘 자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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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접종 전후로 알아야 할 것들

 

해들이는 1차 접종을 마친 후 입양했다. 하지만 엄지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산들이는 1kg도 되지 않아 접종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러 다니던 난 항상 초긴장 상태일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밖에서 들어온 아빠가 병균을 산들이에게 옮길까 싶어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소독제를 온몸에 뿌렸다. 물론 손을 닦는 것도 필수 다. 접종 전의 아기 고양이를 돌보고 있다면 이렇게 유난스러워야 한다.

유난스러운 게 아이들을 아프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 그래도 초유에 말아주는 건사료 덕분인지 산들이의 몸무게가 드디어 1kg을 넘겼다. 종합백신 예방접종을 하러 가까운 동물병원에 갔다.

 

고양이 종합 백신은 대부분 3가지가 기본으로 포함된다. 첫 번째로는 고양이 감기에 해당하는 고양이 전염성 비기관지염. 두 번째로는 사실 가장 무서운 전염병인 범백이라고 불리우는 범백혈구 감소증. 그리고 세 번째로 구내염 등 다양한 병을 유발하는 칼리시 바이러스다. 그 이외에 다양한 백신들이 있지만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들었다.

 

병원에 들어서니 범백에 걸린 고양이가 입원중이란다. 케이지를 꼬옥 안아들고 ‘다음에 올까요?’라고 물었다. 수의사는 나에게 ‘범백은 호흡기로는 전염되지 않으며, 범백에 걸린 고양이를 치료하는 담당 수의사와 스텝은 다른 고양이와 접촉이 철저히 금지돼요.’라며 안심시켰다. 일단 고개를 끄덕인 나는 해들이와 산들이가 주사를 맞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녀석들을 안고 차로 돌아왔다. 차에서는 녀석들에게 바로 간식을 꺼내 주었 다. 아이들에게 병원이 좋은 곳으로 기억되어야 나중에 병원에 다시 와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기특한 녀석들 야옹 소리 한번 안 하고 주사를 잘맞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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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는 반려묘의 평소 생활 패턴을 알아야 한다

 

고양이는 아프면 강아지처럼 끙끙대지 않는다. 한 마디로 아픈 티를 내지 않는다. 녀석들은 아프면 그저 숨어버리거나 움직임이 둔해진다. 나의 첫 고양이였던 보들이가 오래도록 아팠다 보니 버릇처럼 고양이를 관찰하게 됐다. 잠에서 깨어나면 먼저 기지개나 하품을 하고, 스크레쳐로 뚜벅뚜벅 걸어가 긁는다. 그리고 그루밍을 하거나 먹을 걸 달라고 보채기 시작한다. 만약 이 중에 단 하나만 빠져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느 날, 산들이가 웅크린 자세로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한눈에 봐도 평소와 달리 움직임이 둔했다. 이때 집사가 해야 할 일은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다. 고양이의 정상체온은 38도에서 39도 사이다. 39.5도는 미열, 40도는 고열에 해당한다. 산들이의 체온은 39.5도 미열. 이때부터는 그무섭다는 범백이 의심스러웠다. 범백은 설사를 동반한다. 일단 고양이 화장실부터 뒤졌다. 다행히 산들이의 변은 설사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이상하면 인터넷을 찾는 게 아니라 동물병원을 가야 한다. 그래야 병을 더 키우지 않는다. 바로 산들이를 데리고 갔던 병원으로 이동했 다. 가면서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때 종합백신 맞을 때 범백이 걸린 건가? 아니면 길고양이들 밥 주다가 병이 옮은 건가? 아니면 보들이처럼 복막염의 전초증상은 아닐까?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두 가지 키트검사를 했다. 하나는 범백혈구혈증의 감염여부 검사였고, 다른 하나는 고양이 백혈병과 면역결핍 두 가지를 한꺼번에 판독하는 검사였다. 두 가지 키트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그렇 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의심 증상은 하나였다. 보들이를 허망하게 별로 보냈던 복막염이었다. 복막염이란 세 글자 만으로도 그 단어가 주는 절망감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복막염을 확인하는 절차는 상당히 많고 복잡하다. 검사 시간도 빠른 검사와 오래 걸리는 검사가 있다. 가장 간단하고 빠르게 체크가 가능한 것은 혈액검사를 통해서 알부민과 글로블린 수치의 비율인 A/G ratio로 예측을 하는데 절대 확진은 아니다. 산들이를 검사한 담당 수의사는 큰 문제는 없으니 천천히 경과를 보자고했다. 나는 걱정스러운 한숨을 내쉬고 산들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현관문을 여니 해들이와 숙녀가 산들이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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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진 산들이의 비결

 

산들이의 건강을 위해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해 보고 싶어졌다. 왕초보 집사에게 이것저것 알려주시던 호가든네 집사님의 블로그에서 습식에 관한 글을 본 기억이 났다. ‘그래 우리 산들이도 습식 한 번 해보자!’. 집에는 이미 수십 종류의 캔이 있었다. 과거 랜선 이모들이 보들이가 아플 때먹으라고 보내준 것들이 잔뜩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뭐가 이렇게 종류도 많고 성분도 다른지 갑자기 까막눈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중에 제일 만만해 보이는 캔을 하나 집어 들었다. 주성분은 청정 뉴질 랜드 소고기 뉴질랜드 산이라고 하니 뭔가 좀 좋아 보였다. 왠지 몸에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캔을 땄다. 캔을 처음 보는 산들이와 해들이, 둘이 먹기 좋게 그릇에 나눠 담아줬다. 그러나 해들이는 킁킁 냄새만 조금 맡더니 고개를 휙 돌리고 가버렸다. 반면, 산들이는 계속 관심을 보였다. 한참을 냄새를 맡던 산들이가 입을 내더니 먹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녀석이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고 만족스러웠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 만, 내가 준 소고기 캔은 집사들 사이에서 고양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기호성 똥망 제품이었다. 괜찮다. 맛은 똥망이어도 영양 성분은 가장 좋았 으니까.

습식을 주기 시작하자 산들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랐다. 물렀던 변은 점점 단단해졌다. 해들이도 습식에 조금씩 익숙해졌긴 했지만, 여전히 건사료를 더 좋아했다. 산들이와 해들이 둘의 몸무게가 차이가 난다 싶으면 건사료와 습식의 비율을 조절하면 된다. 한 배에서 나온 자매 고양이인데도 이렇게 입맛이 다르다는 게 사실 좀 놀랍기는 하다. 약하던두 자매 고양이들의 무게는 어느새 2kg을 훌쩍 넘겼다. 연약해서 엄지공 주라 불렸던 산들이는 이젠 건강한 유치원생쯤 되었다고 할까. 건강하게잘 자라줘서 고마워 얘들아. 아빠에게 와줘서 그리고 둘이 함께 내게 와줘서 고마워.​ 

 

 

CREDIT

글·사진 보들이아빠

에디터 이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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